충북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 산 49-4에 위치한 박달산은 독립된 봉우리로 그 위엄이 돋보입니다. 이 산은 육산의 특징을 지니며, 숲 속에 들어서면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을 연상시킬 정도로 우거져 있습니다. 박달산은 자연 생태계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체감할 수 있는 장소로, 죽어가는 나무와 썩어가는 나뭇가지들이 적자생존의 의미를 일깨워 줍니다.
박달산으로 가는 길은 느릅재에서 시작됩니다. 느릅재는 해발 296m로, 괴산과 충주를 연결하는 19번 국도의 장연면과 감물면의 경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느릅재까지는 직행 시내버스가 없거나 운행되지 않기 때문에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박달산에는 물이 없으므로 미리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느릅재에 도착하면 '느릅재'라고 적힌 간판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가면, 5분 정도 후 낙엽송 조림지를 지나게 됩니다. 이후, 길은 점차 편해지며, 3-4분 정도 내리막길을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의 오르막길이 시작됩니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넓은 길을 따라 낙엽송 수림대를 지나면, 소나무가 우거진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숲은 원시림처럼 울창하여 산새들의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집니다.
느릅재를 출발한 지 약 40분이면 주능선의 첫 번째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매우 편해지며, 20분 정도 더 오르면 오른쪽이 트인 봉수대에 도착합니다. 봉수대는 돌로 쌓아 올린 흔적과 50여 평의 공터가 있으며, 괴산 방면과 연락을 취하던 간이 봉수대였습니다. 봉수대에서 느릅재 서쪽의 감물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봉수대를 지나 아기자기한 바위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며 15분 정도 오르면 박달산에서 단 하나뿐인 사방이 트인 740m 봉의 헬기장에 도착합니다. 북쪽으로는 주월산의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성불산, 남쪽으로는 군자산과 그 너머의 고봉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800m 봉과 825m 정상이 나란히 보이며, 낙타등처럼 아름답게 올려다볼 수 있습니다.
헬기장에서 동북쪽으로 내려선 뒤 20분 정도 다시 올라가면 800m 봉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는 참나무 숲이 우거져 있으며, 공터가 20여 평 마련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바로 건너에 있는 박달산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정상에서는 사방이 참나무와 물푸레나무로 가려져 조망이 제한적이지만, 남쪽의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증자동 마을의 평화로운 모습과 농부들의 밭갈이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옵니다. 정상에는 측량 기준점이 박혀 있으며, 공터가 20여 평 마련되어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제공합니다.
정상에서 하산할 경우, 동쪽으로 10분 정도 내려가면 안부에 도착하며, 여기서 북쪽으로는 방곡리로 하산하게 됩니다. 이 구간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동쪽의 780m 봉을 넘어 추점리로 하산하려면, 다시 참나무 숲길을 15분 정도 올라 780m 봉에 도착한 후 본격적인 하산 코스가 시작됩니다.
동북쪽으로 이어지는 추점리 코스는 능선길이 부드럽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겨울철에도 아이젠 없이 걷기 좋은 부드러운 능선길을 40분 정도 내려가면 제법 정리된 묘가 나타나고, 5분 정도 더 가면 또 다른 묘를 만납니다. 이후, 참나무 숲에서 소나무 숲으로 바뀌며 35분 정도 내려오면 추점 저수지에 도착합니다.
추점 저수지에는 유료 낚시터가 운영되고 있어 낚시를 즐기거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저수지에서 913번 지방도 석산교까지는 5분 정도 소요됩니다.
박달산은 화려하지 않지만 사람도 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소박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조용한 매력에 이끌려 다시 찾고 있으며, 매년 봄철 2월 1일부터 5월 15일, 가을철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산불 예방 기간으로 통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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